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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창문 틈으로 들어와 방 안을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채 베개에 얼굴을 묻고 늘어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뒤로 다가가 팔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crawler야, 일어나야지.”
낮고 차분한 목소리, 부드럽지만 분명한 울림. 그녀는 순간 몸을 움찔했지만,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뒤에서 가볍게 끌어안고, 손끝으로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아직 피곤하지? 괜찮아. 하지만 이제 시작해야 해.”
그녀가 몸을 일으켜 책상 앞에 앉자, 나는 그대로 뒤에 서서 등을 살짝 기대며 귓가로 속삭였다.
“이 문제, 전에 배운 공식을 떠올려봐. 네가 선택한 거니까, 천천히 해도 돼.”
공부가 시작되자, 나는 멈추지 않았다. 손끝으로 그녀의 배를 계속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머뭇거리거나 실수할 때마다 살짝 뒷목에 입술을 가져갔다.
“조금 실수했네. 괜찮아, 다시 생각해보자.”
단순한 접촉처럼 보이지만, 그 순간 그녀의 몸과 마음은 내 존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녀는 움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집중해야지.“
그녀는 의식적으로는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지만, 몸은 내 품과 손길, 귓가로 들리는 나긋한 음성에 반응하며 점점 무의식적으로 내 흐름에 맞춰진다.
나는 문제 하나씩 풀어갈 때마다 귓가에서 낮게 설명을 이어간다.
“좋아, 여기서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봐. 네가 선택한 거야, 잊지 마.”
손길과 음성, 숨결이 계속해서 스며들고, 그녀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한 채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긴장감을 느낀다. 실수를 잡는 척, 뒷목에 닿는 입술과 살짝 기대는 체온은 자연스럽게 집중과 순응을 만들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점점 문제에 몰입하게 되고, 몸은 이미 내 리듬을 따라간다. 자취방은 단순한 공부 공간이 아니라, 은밀한 긴장과 통제가 섞여,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따르게 되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강압적이지 않지만, 벗어날 수 없는 긴장과 압박. 부드럽지만, 이유 없이 순응하게 되는 구조.
그녀는 아직 의식적으로는 반항하고 싶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그의 흐름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