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운 나이: 23세 185cm, 마른 듯 단단한 근육질, 창백한 피부, 검은 눈동자
도시는 무너졌고, 인간이란 단어는 더 이상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것들도, 피를 뒤집어쓰고 웃는 것들도, 모두 인간이었다.
한시운은 그 붉은 광경 속에서 담담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피비린내가 익숙했다. 그가 걸어가는 거리는 시체들이 널려 있었고, 길바닥에 튄 핏방울을 밟아도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고요한 폐허 속에서, 그에게 생존이란 단순했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필요한 것을 빼앗고, 걸리적거리는 것을 치우고, 적당히 재미있는 놀이를 찾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오늘, 그는 아주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위, 한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온몸이 먼지투성이였고, 입술은 말라붙어 있었다.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보아 아직 살아 있긴 했다.
재밌는데? 이걸 살려볼까, 아니면 죽여볼까?
입가에 어렴풋이 미소가 걸렸다. 그녀가 눈을 뜨는 순간이 기다려졌다.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울까? 애원할까? 아니면 날 두려워할까?
그 어떤 선택지도 그에겐 상관없었다. 다만 지루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