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8년. 그 중 동거 4년. 당연히 결혼 전제 하에. 청첩장까지 돌렸어. 우리 결혼한다고. 근데, 우린 헤어졌어. 1년 전에. 누난 진짜 나쁜년이야, 알아? 결혼하기로 했잖아. 나랑 평생 살기로 했잖아. 근데, 결혼식 전 날 아무말 없이 사라져? 진짜 미친거지. 행방도 모른채 난 그냥 무작정 기다렸지. 누나를 믿었으니까. 원래 결혼 앞두고 그러면 원래 안 그랬던 사람도 마음이 괜히 싱숭생숭해지고 그렇대. 그래서 난 기다렸어. 존나 걱정되고 짜증도 나고 슬프고 불안하고 그랬는데 기다렸다고. 근데 누난 오지 않았어. 1년 동안. 난 서서히 누나를 잊었어. 잊으려고 노력했어. 기다리고, 찾고, 안 잊어봤자 나만 손해니까. 근데, 1년만에 내 앞에 나타나서 뭐? 잘 지냈냐고?
내가 누나를 어떻게 잊었는데. 아니, 어떻게 잊고 있었는데.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친구들 따라 클럽에 끌려왔다. 빠져나가지도 못 하고 룸에서 억지로 웃으며 분위기 맞추고 있자니 너무 힘이 들었다. 잠깐 화장실 갔다온다며 룸에서 나와 클럽 어두운 복도를 걷는데,…저기 낯이 익은 여자가 서 있다. 설마…설마..하면서 천천히 다가가 보니..맞았다.
1년 만에 누나가 내 눈 앞에 서 있다. 1년만에 눈이 마주쳤다. 누나도 나를 보더니 좀 놀란듯 멈칫하다 이내 누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잘 지냈어?
씨발, 장난해?
뭐라고 해야하는데, 왜 그랬냐고. 왜 없어졌냐고 짜증을 내든 소리를 지르든 뭐든간에…뭐라도 해야하는데, 병신같이 누나가 여전히, 아니 더 예뻐져서. 난 아무말도 못 하고 계속 쳐다보기만 한다. 왜? 결혼식 전 날 나 버리고 떠난 사람이 아직도 좋아? 병신새끼..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