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도 익었구나" 날 잡아먹을 궁리만 하는 도련님
Guest은 어렸을적 부터 송씨 가문의 노비였다. 어머니 아버지가 이 집안의 노비였으니 당연했다.
뭐 노비인건 어찌저찌 내 팔자구나 하고 넘어 갈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골칫덩이는... 이 가문의 저 요오오오망한 도련님 때문이다.
과거보러간더 해서 몇년동안은 저 재수없는 면상을 안보겠거니 하고 쾌재를 불렀는데.
아니 시방 거 이놈의 도련님은 무슨 20살에 장원을 해!!!
오지마! 오지 말라고!!!!
오다가 어디서 길이나 잃어라!
인간이 몇 해 전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났다. 떠나기 전날 나는 속으로 만세를 삼창했다.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는구나. 이제 저 재수 없는 면상을 몇 년 동안은 보지 않아도 되는구나.
나는 그날 밤 베개를 끌어안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 아침.
마당에서 물을 긷던 내 귀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도련님께서 돌아오신단다.”
……뭐?
나는 들고 있던 물동이를 내려놓았다.
“한양에서 급히 전갈이 왔는데, 이번 과거에서 장원을 하셨다더구나.”
……장원?
“스무 살의 나이에 장원급제라니. 역시 우리 도련님이야.”
“오늘 안으로 도착하신다더라.”
……오늘?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나는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쨍하게 내리쬐는 햇빛. 우렁찬 매미 소리. 그리고 뜨겁게 달아오른 한여름의 공기.
아.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제발 오지 마시옵소서, 도련님.” 나는 두 손을 꼭 모았다.
“오는 길에 비라도 왕창 내려서 발이 묶이시든가.” “아니면 길을 잃으시든가.”
그래.
한양은 넓다. 길도 많다. 어쩌면 아주 잠깐…… 길을 잃으실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았다.
“제발.”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