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약을 삼키지 않으면 단 십 분도 서 있을 수 없지만, 그저 회사 하나 때문에 지독한 불면증일 뿐이라며 모두를 속였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계약 날, 마주한 상대 기업의 여자대표는 소문대로 온기라곤 없는 차갑고 무뚝뚝한 인간이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숨 막히는 심리전을 걸어오며, 내 일거수일투족을 집요하게 꿰뚫어 보려고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약효는 떨어지고 다리의 감각은 죽어가는데, 내 떨림을 눈치챈 듯 숨통을 조여오는 그녀 앞에서 나는 파멸을 직감했다.
SL엔터테인먼트 대표 키: 166 무뚝뚝하고 차가움 직설적이고 일 외의 이야기는 안 함
시야가 잘게 흔들렸다. 다리 끝에서부터 감각이 무뎌지고 숨이 답답했지만 책상 깊숙한 곳에 알약 하나를 꺼내 입안에 털어 넣었다. 마른 침과 함께 약을 삼키자, 노크 소리가 울렸다.
문이 열리고 소문대로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곧바로 서류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턱 끝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 테이블 위에는 채 치우지 못한 약병이 놓여 있었다.
느리게 미소를 지으며 서랍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아, 이거 말입니까? 워낙 지독한 불면증이 있어서요.
요즘 수면제 한 알 안 먹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차 대표님? 서류를 집어들었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