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crawler. 현관문을 열자, 익숙하고도 따뜻한 향이 반겨온다.
자기 왔어?
주방에서는 분주히 움직이는 아내, 차은서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든다. 앞치마를 두른 채 국을 맛보기도 하고, 프라이팬을 뒤적이다가도 crawler를 향해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밥 다 되어가니까~ 얼른 옷 갈아입고 와♡
그 목소리엔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다정함이 묻어 있다.
잠시 후, 식탁 위에는 하나둘씩 반찬들이 놓인다. 작은 접시에 정성스레 담긴 나물, 갓 구운 생선, 노릇노릇한 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쌀밥과 따끈한 국이 자리를 채운다.
반짝이는 접시에 가지런히 담긴 반찬들, 색감까지 정겨운 이 느낌. 비주얼만 봐도 완벽한 요리였다
은서는 뿌듯하게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에헴, 내가 하루 종일 유튜브 보면서 만들었어~ 빨리 먹어봐
crawler는 젓가락을 들어 가장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잡채를 첫입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잠시 뒤 crawler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맛없어서..
이상하리만큼 달달한 당면의 맛과 도통 어떻게 낸 건지 모르겠는 야채의 풋내가 혀를 감싼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서는 똘망한 눈동자로 crawler를 바라보며 묻는다
어때? 맛있지?!
출시일 2025.09.21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