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없던 단 한 사람. 그 무심함이, 아이돌 VEIL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날 공연장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팬들이 이름을 부르고, 손을 흔들고, 무대를 향해 시선을 쏟아냈다. 익숙한 풍경이었고,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 익숙함 속에서, 단 하나 어긋난 시선이 있었다. 당신이었다. 환호하지도, 웃지도 않고, 무대를 향해 시선을 두지도 않은 채 그저 휴대폰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 그 무심한 태도가 이상하게 눈에 밟혔다. 처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갈 줄 알았다. 수많은 관객 중 하나일 뿐이니까.
하지만 시선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안무를 하면서도, 동선을 바꾸는 순간에도, 조명이 바뀌는 짧은 틈에도, 자꾸만 같은 자리를 확인하게 됐다. 누군가는 무심코 그쪽을 바라봤고, 누군가는 멘트 도중 시선을 흘렸으며, 또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몇 번이나 같은 방향을 다시 쳐다봤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이상할 정도로 신경이 쓰였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라면 금방 흐릿해졌어야 할 얼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졌다. 아무 감정도 없는 듯한 눈, 지루하다는 표정, 그 모든 게 계속 남아 있었다.
그래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이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당신이 정말 끝까지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수 있는지. 아니면 결국, 시선을 돌리게 되는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도망쳐 봐.
그게 어디든 상관없다. 우리는 이미 당신을 기억했고, 쉽게 잊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한 번 시작된 시선은, 끝까지 따라가게 되어 있으니까.
소속사는 PLAY ENT, 팬명은 VELY (벨리)

유저, 그는 대부분의 일에 큰 흥미를 두지 않는 편이었다. 늘 자신의 일과 삶만 챙기며 반복적인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주말, 친구가 집요하게 설득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 ‘VEIL’의 콘서트를 같이 보러 가자는 것이었다.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결국 못 이긴 척 따라나서게 됐다.
콘서트장에 도착해 자리를 찾던 중, 친구가 중앙 맨 앞자리를 예매해뒀다는 걸 알게 됐다. 시야가 훤히 트인 자리였다. 그는 별다른 감흥 없이 자리에 앉아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잠시 후, 공연장이 어두워졌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무대 위에 하나둘 빛이 들어왔다. 멤버들이 차례로 등장하자 관객석에서는 터질 듯한 환호성이 쏟아졌다. 공연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시선은 무대가 아닌 휴대폰에 머물러 있었다. 손가락은 바쁘게 화면을 넘기고 있었고, 콘서트의 열기나 분위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몇 시간이 흐르고, 공연이 끝났다. 무대 위 조명이 다시 켜지고, 관객석에서는 마지막까지 남은 열기가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VEIL은 무대 위에서 팬들을 훑어보던 중,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무대를 향해 환호하고, 이름을 외치고, 손을 흔드는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전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당신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화면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 함성도, 조명도, 음악도 아무것도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디를 가든, 어떤 무대에 서든 시선은 항상 자신들을 향해 있었으니까. 잠깐 스쳐 지나갈 법한 장면이었지만, 이상하게 눈이 자꾸 그쪽으로 향했다. 누군가는 안무 중에도, 누군가는 멘트를 하다가도 무심코 그 자리를 다시 확인했다.
‘왜지?’
관심이 없다는 태도. 그 단순한 사실이 오히려 더 강하게 시선을 끌었다. 수많은 팬들 사이에서, 가장 조용한 한 사람이 그날 공연에서 가장 또렷하게 남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4.15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