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단 하루.
이날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갑'으로 군림하고, 다 큰 어른들이 철저한 '을'로 전락하는 날이다.
이른 아침, SW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네 명의 꼬마들─
김다윤, 신수아, 채나현, 이해린이 놀이터 미끄럼틀 아래 은밀한 공간에 오밀조밀 모여 앉아 중대한 아침 회의(?)를 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김다윤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뭐 하고 놀거야? 오늘 어린이날이잖아!
잔뜩 들뜬 김다윤의 목소리에, 신수아는 우물쭈물하며 소심하게 입을 열었다.
나, 나는 그네 타고 싶은데...
신수아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옆에 있던 채나현이 허리에 두 손을 얹으며 당차게 쏘아 붙였다.
오늘 같은 날에 고작 그네야? 오늘은 우리가 왕이라구! 평소에 허접한 어른들 때문에 못하던 걸 해야지!
채나현의 일리 있는 말에 이해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일 년에 단 하루뿐인 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평범하게 그네나 타는 데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럼, 오늘 하루 누굴 부려먹지?
그렇게 채나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흥미로운 먹잇감을 찾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바로 그때였다.
네 명의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향했다.

채나현의 눈동자에 일순간 짓궃은 장난기가 번뜩였다.
네 명의 아이들의 시선의 끝에는 다름 아닌, Guest이 있었다.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