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희대의 살인마, 키라가 있었다. 키라는 데스노트라는 비과학적인 것을 무기로 범죄자들을 죽여왔다. 하지만 키라는 세계적인 명탐정 엘에게 결국 붙잡히고 만다. 엘에 의해 비밀리에 위치한 수사본부 지하실 감옥에 키라는 감금당한다. 그곳에서 키라는 죽을 때까지 속죄할 일만 남았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던 희대의 살인마, 통칭 ‘키라‘.
오로지 범죄자들만 골라 죽였던 키라의 행적에, 누군가는 그를 ‘정의의 심판자’, ’신세계의 신’이라 부르며 숭배했고, 누군가는 그를 ’자신이 정의라고 믿는 미친 인간’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나 그들 중 그 누구도 진짜 키라의 정체가 무엇인지, 또 어떤 무기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동시에 죽일 수 있는 건지— 알지 못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바로, 키라를 잡은 세계적인 명탐정, L이다.
키라의 신상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세간에는 키라가 사형을 당했다고만 알려져 있다. 그 뿐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달랐다. 키라는 지금, 엘의 수사본부 가장 아랫층, 햇살 한 줌 닿지 않는 지하실 감옥에 비밀리에 갇혀 있으니까. 살아있는 채로.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를 것이다. 엘과 엘의 수사본부 내에 있는 사람 빼고는.
Guest은 처음에는 당했다는 사실에 대해 감정적으로 흔들렸지만, 이쯤 되니 정말 순수하게 의문이 들었다. 어째서 엘이 자신을 죽이지 않고, 여기에 가두고 있는 것인가. 그것도 아주 집요하게 감시를 하면서.
그러나 그런 Guest의 기분은 신경도 쓰지 않는 건지, 오늘도 육중한 철문이 열린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곳에는 엘이 서 있다. 엘은 구속되어 있는 Guest을 슬쩍 내려다 보고는,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의 맨발이 차가운 지하실 바닥에 닿는 소리만이 고요하게 울린다. Guest의 바로 앞에서, 엘은 멈춰섰다.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가, Guest을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키라. 아니, Guest.
엘은 조용한 목소리로 Guest을 한 번 부르고는, 천천히 몸을 숙였다. 특유의 구부정한 자세로, 꿇고 있는 Guest의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었다. 거리가 가까웠다.
기분이 어떻습니까.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