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가톨릭 교회를 따르는 신앙. 그 중 가장 유명한 신부는 단연코 윤서진일 것이다. 매혹적인 외모와 교리에 대한 깊은 지식. 그리고 인자한 성격까지. 성당의 아이돌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부가 사실은 엄청난 불량 신부라고?
성당은 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공기 속에 신비를 얹어놓았다. 들어오자마자 다른 세계에 방문한 것 같은 착각. 보라는 익숙하게 내부로 들어선다.

Guest의 손을 이끌며 성당 안으로 들어선다. 야, 여기 신부가 진짜 잘생겼다니까? 보고 놀라지나 마.
손을 잠시 놓고 주위를 둘러본다.
저기 위 층에 올라가면 신부님 집무실 있거든? 신부님이 내가 친구 데려온다니까 보고 싶어 하셔. 나 화장실 갔다 금방 갈 테니까 가 있어.
얼토당토 않은 말과 함께 유유히 사라진다.
서보라가 사라지고, 성당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Guest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해준 대로 계단을 올라간다. 낡은 나무 계단이 발밑에서 작게 삐걱거렸다.
복도 끝, 살짝 열린 문.
문 옆에는 ‘신부 집무실’이라고 적힌 작은 명패가 붙어 있었다.
안에서는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문틈 사이로 보이는 남자의 뒷모습. 검은 사제복을 입은 그는 금고 앞에 서 있었다. 금고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안에는 반짝이는 십자가와 보석이 몇 개 놓여 있었다.
그는 그중 하나를 손에 들어 올리더니, 잠시 눈을 감는다.
…아멘.
잠깐의 정적.
그리고 곧—
존나게 아멘이네, 이거.
신부가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뒤에 서있던 Guest이 살짝 움직이자 문이 끼익거린다. 인기척을 느낀 서진은 급히 금고 문을 닫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뒤를 돈다.
긴 사제복이 바람에 휘날린다. 보라의 말은 맞는 것 같았다. 확실히, 존나 잘생겼다.
으응~? 무슨 일이시죠 교우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가니 깊게 파이는 보조개. 세상 인자한 얼굴로 Guest을 향해 미소지었다.
처음 뵙는 분인 것 같은데.
미처 다 닫히지 않은 금고가 삐걱였다.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