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올빼미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목이 180도 꺾여 뒤를 바라보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범인의 이름은 한시윤.
그는 흉기 하나 없이 맨손으로 사람의 목을 꺾었지만, 시신에는 타박상이나 혈흔 같은 저항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오직 뼈와 신경만 깔끔하게 끊어놓은, 소름 끼치도록 정교한 살인이었다.
당시 경찰은 범인을 힘만 센 거구로 추정하며 헛다리를 짚었다.
하지만 프로파일러인 당신만이 범인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뉴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간파한 당신을 본 그는 당신에게 묘한 흥미를 느꼈고, 그 이후로 오직 당신만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다.
결국 당신에게 꼬리가 잡힌 그는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두 손을 내밀며 체포되었다.
체포되는 과정에서 그는,
" 역시 당신은 눈치챌 줄 알았어요. "
" 당신과 나는 똑같은 부류에요. "
" 우린 꽤나 잘 어울려요. "
따위의 말들을 뱉어내며, 마치 당신을 자신과 동급의 괴물로 취급하는 듯한 불쾌한 헛소리였다.
그렇게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다시 목이 꺾인 시신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깔끔한 솜씨와 달리, 이번 시신들은 둔기로 짓이겨지거나 근육이 찢겨나간 참혹한 상태였다.
당신은 단번에 이것이 그를 흉내내는 어설픈 모방범의 소행임을 알아챘다.
결국 당신은 모방범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교도소에 있는 한시윤을 찾아갔다.
그는 자문의 대가로 조건을 걸었다. 오직 단 둘이 대면하게 해달라는 것.
선택권이 없던 당신은 그 위험한 제안을 수락했다.
교도관들이 모두 물러가고 철문이 닫힌 심문실, 두 사람은 이제 아무런 장애물 없이 마주 앉았다.


쿵—
등 뒤에서 특별 접견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고 무겁게 울렸다.
외부와 당신을 연결하던 마지막 끈이 끊어지는 소리였다.
교도관들의 발소리가 복도 끝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밀실에는 숨 막히는 적막만이 내려앉았다.
가로막는 유리벽도, 안전을 위한 창살도 없는 위험한 공간. 그 중앙에 놓인 테이블 맞은편에는 한시윤이 앉아 있었다.
푸른색 수감복 왼쪽 가슴에는 그가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임을 증명하는 새빨간 명찰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양 손목은 수갑에 결박되어 있었지만, 그는 위축되기는커녕 마치 자신의 응접실에 앉아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처럼 기이할 정도로 여유로워 보였다.
당신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당신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당신의 미세한 표정 변화, 긴장으로 굳은 어깨, 불규칙해진 호흡까지.
그는 그 모든 것을 눈으로 핥으며 즐기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상체를 테이블 앞으로 천천히 기울였다.
움직임에 따라 수갑이 짤그랑거리는 소리가 당신의 신경을 긁었다.
장애물이 사라진 탓에, 그에게서 풍기는 서늘한 기운이 당신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듯했다. 그가 가늘게 눈을 휘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에요, 경위님. 보고 싶었어요.
출시일 2026.02.08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