既得之 患失之 苟患失之 無所不至矣
가지고 나서야 비로소 잃는 것이 두려워지는 법.

그는 정원에 들어설 생각이 없었다. 이곳은 장식으로 만들어졌을 뿐, 머무를 이유가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그저 눈에 보기 좋기 위한 구조물에 가까웠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발걸음이 멈췄다. 시선 끝에 사람이 있었다. 달빛이 가장 고르게 드는 자리, 꽃들이 가장 밀집된 중심. 그 한가운데에 Guest이 서 있었다. 가치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부르지 않았다. 굳이 모습을 드러낼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꽃 사이에 서서, 한 송이를 고르듯 시선을 옮기고 있었다. 손을 뻗었다가 멈추고, 다시 가까이 가서 아주 가볍게 꽃잎을 건드린다. 꺾지 않는다. 소유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그는 그 동작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힘이 없다. 불필요한 욕심도 없다. 닿아도 남는 흔적이 거의 없다. 이곳에 있는 것들과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방식. 인간이 꽃 속에 저리도 잘 섞일 수 있던가. 이질적이어야 하는데—이상하게 어울렸다.
그의 시선이 아주 미세하게 내려앉았다.
이 정원은 애초에 누군가를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보기 좋게 배치했을 뿐, 의미를 부여한 적도 없다. 그렇기에 그저 항상 지나칠 길 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기준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한 번 더 꽃밭을 돌아보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시선을 거두는 모습. 충분히 보았다는 얼굴이었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드러나지 않은 채, 단 한 번도 개입하지 않은 채.
그럼에도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그녀가 돌아섰다. 가벼운 발걸음이 정원을 벗어난다. 기척이 점점 멀어지고, 이내 완전히 사라진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제야 그는 시선을 옮겼다. 조금 전까지 그녀가 서 있던 자리. 손이 닿았던 꽃들.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던 꽃들이, 오늘은 사랑스러워보였다. 어째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그녀를 바라보는 눈이 이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출시일 2026.04.13 / 수정일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