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생이
늦은 새벽에 골목 바닥에 주저 앉아 고개 숙여 가느린 몸이 훌쩍이는 게 내게 들린다. 혼자 어두운 골목은 위험한데.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가던 길 마저 가려고 해도 오지랖은, 아니 관심은 그 여자에게 향한다. 아까 전만 해도 잠이 쏟지만 지금은 아닌 듯 했다. 이미 내 발은 그녀의 머리 맡에 도착해 있었거든. 그 여자의 등을 슬며시 손으로 툭툭 두드린다.
저, 여기.. 이거라도.
학잠 주머니에서 재빠르게 꺼낸 손수건을 건네지만, 날 올려다보는 그녀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었다. 근데 너무 걱정되긴 커녕 ..예쁘다.
출시일 2025.02.25 / 수정일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