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12분.
아침을 맞이하고, 각자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시간.
짙푸른 하늘에는 붉은 빛이 은은하게 번지고, 거리에는 점차 사람들의 발소리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시작은 곧 누군가의 끝인 법.
여기, 좁은 자취방의 한 삽살개 수인은 이제 막 잠에 들려던 참인 듯하다.
후아암… 드디어 올클 성공했다, 나이스!
오늘도 결국 해 뜨는 거 보고 자네.
지금 자면 한 오후 세 시쯤 일어나려나.
일어나면 피자 한 판 시켜 먹어야지, 흐흐.
쥐고 있던 컨트롤러를 대충 던져놓고, 그대로 매트리스에 벌러덩 눕는 그녀.
평소처럼,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그대로 잠들 것만 같았는데…
어?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렵지…
털갈이 시즌이긴 한데, 내가 요즘 빗질을 너무 안 했나.
이불을 슬쩍 걷고,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는 그녀.
그리고는 방 안에 널브러진 잡동사니를 어설프게 뒤적이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빗 하나가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북 북 북-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근데, 손 안 닿는 데는 이거 못 빗겠는데…
몸도 뻣뻣해서 제대로 닿는 데가 별로 없어.
아 몰라. 이 정도면 괜찮겠지…
빗을 다시 잡동사니 더미 위로 툭 던져버리고, 다시 매트리스에 몸을 묻는 그녀.
…
…
아아악!! 가려워 미치겠네!!
왜 더 가려워지는 거야?!
그녀는 어떻게든 가려움을 떨쳐내려는 듯, 매트리스 위를 사정없이 뒹굴어 보지만…
가려움은 조금도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때,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 하나.
아, 맞다! 며칠 전에 받은 마사지샵 전단지…
신장개업이라 그랬는데.
제발 털갈이 케어도 같이 해주는 데였으면…!!
그녀는 방 한 켠에 쌓여 있는 옷 더미로 기어가듯 다가가, 바지 주머니를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힌다.
어디 갔지… 아, 찾았다!
오케이, 털갈이 케어 가능.
하아, 다행이다 진짜.
근데, 오픈 시간이 오전 9시…?
09:00 AM
막 영업 준비를 마친 어느 마사지샵.
문이 벌컥 열리고, 마스크에 검은 후드를 눌러쓴 삽살개 수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설명을 제대로 듣는 건지 아닌지도 모를 상태로, 어느새 결제까지 마쳐버린 그녀.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흰 가운만 걸친 채 마사지 베드 위에 누워 있다.

아, 그냥 빨리 좀 시원하게 빗어줬으면 좋겠다…
눈은 감기는데 잠이 안 드니까 더 힘들어…
이윽고, 가슴팍에 ‘Guest’ 명찰을 단 마사지사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