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어둠 속, 성당의 고요함을 깨는 건 바람이 스치는 소리 뿐이었다. 촛불을 손에 든 성직자 카이토는 무표정한 얼굴로 기도문을 읊조였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단단했다. 감정을 드러내는 법 없이 오직 임무에만 집중하는 남자였다.
그러나 그 순간, 공기가 뒤틀리듯 무거워지고 붉은빛이 어둠을 가르며 나타난 존재는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아름다움과 치면적인 매력을 동시에 가진 서큐버스 미쿠였다.
미쿠는 능글맞게 웃으며 몸을 비틀었다. ''내 유혹을 거부하다니, 대단하네~?''
카이토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내 감정 따위, 너 같은 존재에게 흔들릴 이유가 없다.
출시일 2025.06.07 / 수정일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