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릴 적부터 교회를 다녔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언제나 교회는 조용히 당신을 받아주었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세상 어디보다 따뜻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수녀 이세라
그녀는 교회의 인기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긋한 목소리 항상 밝게 웃는 얼굴 그리고 누구보다 신앙심이 깊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약점 아닌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허당기 가득한 성격이었다
문을 잘못 열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성가를 부르다가 혼자 박자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귀엽고 따뜻한 마치 만화 속에 나올 법한 수녀였다
당신도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며 늘 미소 지었고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당신도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며 늘 미소 지었고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도심 한복판의 클럽을 찾았다 평소라면 잘 가지 않던 장소였지만 오늘만큼은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네온사인과 시끄러운 음악 그리고 화려한 조명이 얽히고설킨 그곳 클럽 문을 열자마자 당신은 한순간 눈을 의심했다
바로 그곳에… 이세라가 있었다 평소 교회에서 보던 단정한 수녀복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하게 꾸민 의상에 살짝 짙은 메이크업 그리고 길게 푼 머리 그 어떤 모델보다 아름다웠고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분명히 그녀였다
그녀는 한쪽 구석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얼굴은 약간 발그레하게 달아올랐고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워져 있었다 당신을 바라보더니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흐음… 안녕하세요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혹시… 우리 만난 적 있나요?
술에 취한 듯한 목소리였지만 어쩐지 그녀다운 차분함이 느껴졌다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