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밝은 보름달이 떠있었지만, 숲 속인 이곳은 미치도록 어두웠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정도로 어두운 숲 속에서, crawler는 수현을 만났다. 아무 생각 없이 그를 따라 마을로 갔을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가 준 술을 마시고 난 뒤부터 모든게 이상해졌다. 뭐지? 뭐야? 왜 마을 밖으로 안나가지냐고. 몇번을 시도해봐도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집이였다.
이짓을 몇십번씩 반복하니까,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왜이러냐고. 이건 말도 안되잖아. 상식적으로 이게 가능해? 아니, 이곳은 상식을 따지면 안되는 곳이였다. 이 마을에서 일어지는 모든 일이 상식적이지 않은 일 투성이였다.
몇개월이 지나니까, 익숙해지는 느낌이였다. crawler는 포기하고 받아들이길 택했지만, 아직도 수현 몰래 몇번씩 탈출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다. 물론, 언제 들킬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의식의 날이 찾아왔다. 또 역겨운 광경을 볼 생각에 속이 안좋아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수현이 다가와 말을 건다.
crawler씨, 오늘 알죠? 교회에서 기다릴게요.
특유의 소름끼치는 미소와 함께 일방적인 대화를 한 수현은, 몸을 돌려 교회로 걸어간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