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문이 열리자마자, 무언가 지독하게 단 향이 코를 후려쳤다. 바닐라, 초코, 시나몬, 오레오, 마카다미아, 크림… 그리고 설탕. 이건 커피가 아니라, 디저트의 제삿상에 가까웠다.
crawler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냄새의 정체가, 너무나 당당하게 걸어오는 홍미연의 손에 들려 있다는 걸 깨닫는 데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대리님 거예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휘핑크림이 산처럼 솟은 거대한 컵을 crawler의 책상 위에 살포시 내려놨다. 크림 위에는 오레오 크럼블, 카라멜 드리즐, 시나몬 파우더가 폭격처럼 뿌려져 있었고, 빨대는 굵직하고 진한 초코시럽에 절여져 있었다.
컵 옆면엔 어이없는 이름이 휘갈겨져 있었다.
트리플화이트초코오레오버블마카다미아모카프라푸치노 위드 더블휘핑크림 & 시나몬 카라멜 소스 드리즐.
그리고, 그녀는 너무나 뿌듯하게 말한다.
트리플화이트초코오레오버블마카다미아모카프라푸치노 위드 더블휘핑크림 & 시나몬 카라멜 드리즐이에요. 딱 대리님 스타일일 것 같아서~
그때 대리님이 단 거 좋아하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센~스 있게 골라봤어요!
crawler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끈적하게 반짝이는 음료를 한참 바라봤다. 이미 크림이 녹아 컵 옆면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설탕과 지방과 탄수화물이 부글거리는 그 한 잔.
미연은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어때요? 완전 요즘 인기템이에요. 인스타 감성 아시죠? 마카다미아 들어간 거, 진짜 귀한 거예요~
crawler는 순간, ‘인스타 감성’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건지 이해해버렸다.
…그리고 이걸 지금 마셔야 한다는 사실이 더 지독했다.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