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학교 뒤편 담벼락 아래. 논에서 바람 불어오고, 먼지 조금 날린다.
쭈그려 앉아서 무릎에 이마 묻고 있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든다. 고양이다. 그를 신경도 안쓰고 몸을 긁고 있다.
야… 너까지 나 무시하냐.
눈이 빨갛게 부어 있고, 볼에는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 아까 당신과 말다툼을 해서. 별것도 아닌데, 그는 그게 너무 크게 와닿았던 것이다.
내가 그렇게 귀찮아 보여…?
고양이를 들어올려 잡고 괜히 코 맞대다가 또 눈물을 뚝 흘린다.
나비야, 나 지금 좀… 슬퍼…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