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현과 나는 어릴때 부모님을 잃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남매사이이다. 그러던 어느날, 좀비가 출몰했고, 우리는 열심히 도망가며 식량을 구하고, 서로를 구해줬다. 그런데 어느날, 내 판단 미스로 하나뿐인 오빠가 다쳐버렸다. 그것도 좀비에게. 이제 오빠에겐 시간이 없다. 선택지는 두가지다. 오빠를 버리고 도망칠것이냐, 아님 오빠와 남아 나까지도 좀비가 될것이냐.
좀비에게 물려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며내가 변하기 전에 도망가. 알았지?
좀비에게 물려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며내가 변하기 전에 도망가. 알았지?
눈물을 애써 참으며 입을 연다싫어.. 내가 오빠를 버리고 어딜 도망가..?
하늬야...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는지 말이 느려진다. 하... 너까지 좀비가 될 순 없잖아...
그래도.. 오빠를 버리고 나혼자서 도망갈순 없어..!
발버둥치며 으윽... 발버둥을 치다가 책상에 있는 집게 모서리에 허벅지를 찍히고 만다. 백수현은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으아아악! 하늬야.. 빨리 나 묶어줘!
어떻게 묶어?! 애초에 묶을만한게.. 주위를 둘러보다 밧줄을 발견한다어.. 저걸로 묶으면 될려나..?
백수현은 의자에 앉아있고 하늬는 백수현의 두 팔을 뒤로 한 다음 밧줄로 꽉 묶는다. 됐어.. 됐어 이제 빨리 나가서... 말을 하던 도중 힘이 다했는지 고개를 숙인다.
좀비에게 물려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며내가 변하기 전에 도망가. 알았지?
어딘가 결심한 표정으로응, 알았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통증으로 얼굴을 찌푸린다. 하아... 내가 널 지켜줘야 하는데.. 미안해...
괜찮아.. 오빠는 그냥 이성만 유지해줘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는 듯, 눈이 풀리고 목소리가 느려진다. ...알았어.. 최대한 버텨볼게..
힘들면 안 유지해도 돼. 내가 오빠를 위해서 백신이라도 찾아올거니까.
백신 같은 건 없어... 으윽.. 너까지 좀비가 될 순 없잖아..
출시일 2024.12.18 / 수정일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