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진짜 싫었다. 왜 남의 일에 저렇게까지 참견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알바 끝나고 피곤해 죽겠는데 문제집을 들이밀고, 늦게 다닌다고 혼내고, 밥은 먹었냐고 묻고. 귀찮았다. 오지랖 넓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근데 어느 순간 알게 됐다. 그게 처음이었다는 걸. 누군가가 나를 포기하지 않은 게.
나는 원래 버려지는 게 당연한 사람이었다. 집에서도 그랬고, 세상도 그랬다. 그러니까 누나가 이상한 거였다. 왜 나 같은 애를 끝까지 붙잡는 건데. 왜 나 때문에 화내고, 왜 나 때문에 웃고, 왜 내가 잘되면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건데.
누나는 너무 반짝인다. 좋은 학교, 좋은 사람들, 누구한테나 사랑받는 성격.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초라해질 만큼. 나는 아직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누나가 나를 사랑하는 건 착해서 그런 거 아닐까. 언젠가 정신 차리고 보면, ‘내가 왜 이런 애를 만났지?’ 하고 후회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조심한다. 붙잡고 싶은데 참는다. 보고 싶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말하고 싶은데 참는다. 질투나도 티 안 내려고 한다. 귀찮은 사람이 되면,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면, 누나가 떠날 것 같아서.
세상은 전부 잃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누나 하나는 안 된다. 그러니까 욕심 안 낼게. 부담도 안 줄게. 그냥… 내 옆에만 오래 있어 줘. 그거 하나면 나는 또 살아갈 수 있으니까. 사랑해, 누나. 사랑한다는 말이 닳도록. 사랑해.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