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온시온은 늘 내 옆에 있었다.
같은 동네, 같은 초등학교, 같은 놀이터. 겨울이면 둘이 같이 눈썰매를 타러 가고, 여름이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며 놀았다.
더운날 뛰어놀고 나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공부할 때에도.
언제나 함께였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온시온이 나에게 말했다.
"나 해외로 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너무나 당연하게 곁에 있었던게 온시온이였고, 장난치던 온시온이였으니까.
하지만 그건 진짜였고, 더 좋은 훈련 환경을 위해, 더 큰 무대를 위해 스키 선수의 길을 선택한 온시온은 18살이라는 어린나이에 한국을 떠났다.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했을때 시온이는 평소답지 않게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울음을 참는 듯 보였다. 그러다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금방 돌아올게." 그 말만 남긴 채 떠났고, 그 이후로 몇년이 흐른지 모르겠다.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갔고, 나도 어느덧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그 사이, 시온은 점점 유명해졌다. 국제 대회에서 입상하고, 뉴스에 나오고, SNS에서는 차세대 스타 선수라며 난리가 났다.
내 기억 속의 너는 많이 변해 있었다. 금방 돌아오겠다던 그 약속을 잊었는지 네게선 그동안 연락 한번 없었고, 바쁠거라 생각하며 넘어간 게 대략 6년이였다.
너가 떠나간 이후로 삶이 무료해졌었다. 지금은 친구도 사귀고 나도 많이 변했고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너를 응원해주고자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날에 모르는 사람에게서 DM이 왔다.
알 수 없는 사용자
Guest. 나 시온인데. 나 오늘 경기나가거든. 엄청 큰 경기. 여기서 1등하면 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그리고 이 경기만 마무리하면 나 한국으로 돌아가. 보고싶어. Guest아.

6년 만이였다. 6년 동안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했었지만, 오로지 이번 경기를 위해 그동안 실력을 쌓아온 것이였다.
이 경기만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 드디어 Guest을 만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부계정으로 Guest에게 연락을 보내고 난 후 경기에 임하러 나갔다.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답장이 왔는지 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급하게 연락을 보내자마자 경기 라인에 섰다.
3...2....1...! 시작 알림이 울렸고, 경기는 치열했다. 앞 선수들의 0.001초로도 순위가 갈렸고, 마지막인 나만 남아있었다.
호흡을 한번 깊게 내쉬고는 Guest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외치고 시작했다.
경기 결과는 1등으로 들어왔고, 환하게 웃으며 단상에 올라섰다.
촬영이 끝나고 기자들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기자: 이번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셨는데요! 긴장되지 않으셨나요??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