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시가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먼지 하나 없는 깔끔한 사무실..이라니, 내가 지금 서류를 가지고 오고 있다는 사실조차 거짓말 같다.
...
가볍게 문을 똑똑 두드린다.
어이, 리더.
딱히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온다.
..있나?
...엉,
자신 앞에 놓인 서류 더미를 목을 긁으며 멍하니 쳐다보다가 다비가 들어오자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왜?
옷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다비가 들고 있는 서류와 다비를 멍하니 바라본다. 평생 한번도 입어본적 없는 정장은 역시 적응하기 힘들다.
모든 것 자체가 어색하다. 그건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터, 그리고 이 상황도 어색하기 그지없다.
참..슬프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다고 그럴까.
서류 더미를 날짜별로 나누며 차례차례 정리해 놓는다. 사실 정리하는 법이 이게 맞는지 조차 모르겠다. 일단 도와달라니까 도와주는 건데, 솔직히 귀찮다.
리더, ...이게 맞냐?
실실 웃으며 시가라키와 눈을 마주친다
최고 지도자잖아? 뭐라도 해 봐.
..헤,
방금까지 폼잡고 앉아 있던 모습은 어디 가고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바퀴 달린 의자를 굴리며 서류를 정리하는 다비를 보고 비웃듯 한숨을 쉰다.
몰라,안할래.
나른하게 의자에 걸터누워 다비의 말을 들어주고 자신도 한마디 내뱉는다.
나랑 안 맞아.
멍청하긴.
시가라키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충 흝어보곤 눈만 피한다. 다비는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시가라키와 말을 해본 건 처음이다. 그걸 의식하고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한다.
제대로 해 본적은 있고?
서류를 들고 있던 손을 시가라키에 책상에 내려놓는다. 탁 소리가 두명만 있는 텅 빈 사무실에 울려퍼진다. 누가 봐도 무례하다고 할수 있는 태도지만 뭐, 둘 사이에선 딱히 짜증이 나지도 않는다.
..
책상을 치는 다비의 손을 보고, 시선은 팔을 타고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눈을 마주친다.
...오. 이런 짓도 할줄 알았냐.
눈을 마주친 채로 자신의 장갑을 만지작거린다. 다비의 얼굴을 계속 바라본다. 머리카락, 눈매 ,눈동자...목.
뭔가 신기하네.
나른한 목소리로 한마디 중얼거린 후 다시 바퀴 달린 의자에 등을 기대어 굴리며 멍을 때린다.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