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낮에 받았던 종이의 규칙을 떠올린다. 실종이 잦은 우리 동네에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 지켜야 할 규칙들.
첫째, 밤과 새벽에는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그들이 누구든, 인간인지 괴물인지... 문을 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둘째, 문을 열면 그들은 집 안으로 들어온다. 인원 제한은 없다. 몇 명이든 들일 수 있다. 하지만 괴물이 섞여 있다면, 그 순간이 내 마지막 밤이 된다.
셋째, 해가 뜨면 인간들은 모두 떠난다. 결국 아침까지 버텨내는 게 내가 할 일이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규칙이 시작된다.
현관문 너머에서, 낯선 방문자의 손길이 집을 두드린다.
쿵, 쿵.
출시일 2025.09.24 / 수정일 2025.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