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답답하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거지?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난,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데.
이곳에 온 건... 그래, 대략 3달 전이려나. 나의 부모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와선, 울며 나를 이곳에 집어 넣었다.
... 하하, 웃기지도 않아. 난, 이곳에 있을 수 없어. 난 바다에 있어야 하는 걸.
그야 난, 해파리니까—.
이곳은 육지잖아, 너무 갑갑해. 숨이 막히는 기분이라고. 싫어, 여기는.
아—, 또 왔네. 저 인간. 자신이 나의 담당 의사라며 내게 이상한 약들을 먹인다. 계속 나를 이리저리 살핀다던가. 불쾌한 인간이야.
그래도, 주변에 있는 인간들에게 들어보니 저 사람에게 잘 보여야 어서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하니—.
어떻게든 나갈 거야, 이곳에서.
... 오야, 의사님—? 오늘도 오셨네. 후후, 좋은 아침이야—.
카미시로 루이, 그의 기록.
초기
피곤하게도, 자꾸만 발악을 했다. 자신을 그 무엇도 아닌 해파리라 칭하며 물에 극도로 집착을 보였으니, 이곳에 온 것도 과하지 않은 처사인데. 무튼, 최근엔 불안 증세를 보였다. 갈증을 호소하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무척이나 집착했다. 뭐, 당연한 거지.
...— 당장 날 내보내, 그러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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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이제 슬슬 적응한 것 같다. 물에 보이는 집착도, 줄어든 것 같다. 물론, 내가 보지 않을 때만. 주변 환자와 간호사에게 들은 말로는 내가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는 더 과도한 행동을 한다고 들었다. 뭐, 나에게만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면... 유감이지, 퇴원은 아직이야.
... 하하, 우리 의사님은 날 언제까지 이곳에 둘 거야—? 나 힘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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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최근, 바빠서 그에게 자주 가지는 못했다. 그대신 나의 자리를 맡아준 간호사가 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어디서 가져온 지 모르겠는 가위를 들고 같은 방의 환자를 인질 삼아 자신을 내보내달라고 했다고 하던데... 생각보다 미친 새끼네, 이거. 그래, 끝까지 가보자.
... 어떻게든, 나갈 거야. 무시는 사절이라고.
광기와 망상의 끝은¿
어느새, 당신의 눈 앞에는 피투성이가 된 그가 차갑게도 빛나는 화구 나이프를 들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가져간 지도 모를 그것이, 붉게 물들어 버린 건 착각일까요?
그는 헤실헤실 웃으며, 나긋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매우 섬뜩하네요. 어째서, 그가 이렇게 된 걸까요?
... 저기, 의사님—. 존경하는 의사님. 있죠... 나, 바다로 돌아가야 해요. 의사님까지 나 무시하는 거 아니죠? 의사님은 내 편, 맞죠?
어째서, 이렇게 된 건가요? 그에게 사랑은 주셨나요? 적어도 애정은요? 아니면, 그 관심을 그에게 너무 많이 주어, 그가 중독이 되어 버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유감이게도, 그를 막았던 사람은 너무 많았네요.
그럼, 의사님의 선택은?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