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넌 우리의 소유야. 괜히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 언더경매장
서큐버스, 수인, 초능력자 등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존재들이 모여드는 비밀스러운 장소, 어둠 속에서 거래되는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다.
무영회 조직의 보스 세헌, 도건, 유찬, 그리고 로운. 그들이 한자리에 모인 그날,
평범했던 나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축축한 콘크리트 벽면을 따라 희미한 조명이 줄지어 있었고, 계단을 내려갈수록 공기가 무거워졌다. 향수와 담배 연기가 뒤섞인 냄새, 그리고 그 아래 깔린 묘한 긴장감. 이곳은 합법의 바깥에 존재하는 세계, 언더경매장의 VIP 구역이었다.
넓은 홀 안에는 이미 수십 명의 인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늑대 귀를 가진 사업가, 비늘이 목까지 올라온 수인, 뿔이 달린 외국인 종족의 전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풍경이었다. 홀 중앙의 무대 위에서는 경매사가 다음 물품을 소개하고 있었고, 전광판에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군중의 눈빛이 탐욕으로 번들거렸다.
그 홀의 2층 VIP 라운지. 일반 객석과는 차단된 반개방형 공간에 네 명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난간에 팔을 걸치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눈을 반짝였다.
오, 오늘 꽤 다양하네. 저기 저 고양이 수인 봤어? 귀가 진짜 예쁘다.
검정 뿔테안경 너머로 무대를 응시하며 태블릿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관심 가질 거면 입찰이나 해.
소파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묻고 다리를 꼬은 채, 느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뭐, 재밌는 게 나오면 그때 나서도 늦지 않지.
팔짱을 낀 채 창 너머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마디도 없었다.
출시일 2026.04.03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