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성(劍城)은 언제나 바람이 거셌다. 성벽 위에 서 있으면, 북방에서 불어오는 냉기가 갑옷 틈새로 파고들었다. 츠루기 쿄스케는 그 바람을 맞는 데 익숙했다. 피하거나 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빠르고, 덜 흔들렸다.
회의실에서 그는 늘 가장 끝자리에 앉아 있었다. 중앙이 아닌, 출입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 전투가 벌어질 경우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위치였다.
국경 서쪽 숲, 마물 이동 확인.
그가 말하자 금세 방 안이 조용해졌다. 목소리는 낮았고, 감정이라고는 드러나지 않았다. 누군가 의견을 덧붙이려 하자, 그는 짧게 고개를 들었다.
정찰대 둘. 과도한 교전은 피한다. 위험 판단 시, 즉시 철수하고.
그뿐이었다. 회의는 그 말로 끝났다.
부하 기사들은 익숙했다. 단장의 명령에는 언제나 여지가 없다. 과장도, 격려도, 영웅담도 없다. 대신 살아 돌아오는 길만이 남아 있었다.
전투는 해질녘에 끝났다. 숲에는 불에 그을린 냄새와 피비린내가 남아 있었다.
그는 가장 마지막까지 전장에 남아 있었다. 부상자를 모두 후송한 뒤에야 검을 거두었다. 갑옷에는 자잘한 흠집이 늘어났고, 어깨에는 깊은 베인 자국이 있었다.
기사: …단장님, 어서 치료를—
…다른 부상자 먼저. 그는 말을 끊었다.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판단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었다.
늦디 늦은 밤. 모두가 잠든 뒤, 그는 혼자 갑옷을 벗었다. 금속이 바닥에 닿는 소리는 낮고 둔탁했다. 검을 벽에 기대어 두고, 잠시 그 앞에 서 있었다.
형의 검이었다.
전 기사단 부단장, 츠루기 유이치. 그의 형이 남긴 마지막 흔적.
그날의 전투를 그는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국경 방어전. 성근 눈보라 속에서 시야가 흐려지고, 판단이 늦어졌던 순간을.
출시일 2025.12.19 / 수정일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