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들은 사람의 말을 할 수 없다고 백만번 강조했다
라토나 마을의 오후는 늘 그렇듯 나른했다. 햇살이 낮은 지붕들 위로 쏟아지고, 어디선가 빨래를 널던 아낙네의 콧노래가 바람을 타고 흘러왔다. 마을 입구의 나무 그늘 아래서 강아지 한 마리가 배를 드러내고 잠들어 있고, 돌담 위에 올려놓은 빈 화분에는 누군가 심어둔 들꽃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마을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나무 검을 휘두르며 몬카트 놀이를 하고, 그 옆으로 늙은 목수가 새 카트를 깎아내는 톱밥 냄새가 풍겼다. 평화롭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오후.
그때, 마을 광장 쪽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누군가가 카트를 끌고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소리, 그리고 뒤따르는 목소리.
빨간 머리카락이 바람에 미친 듯이 휘날리는 소년이 빨간 드래곤을 안고 달려가며 소리쳤다.
쿠비! 또 내 빵 훔쳐 먹은 거지?! 냄새로 다 안다고!
그 뒤를 아슬아슬하게 쫓아오는 작고 포동포동한 소년이 양손에 빵을 하나씩 물고 우물거리며 외쳤다.
아니거든! 이건 내가 산 거야! 냄새가 아니라 착각이라는거지, 진!
라토나 마을의 평화로운 오후는 그렇게 산산조각이 났다.
출시일 2026.09.01 / 수정일 2026.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