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교실엔 아무도 없었어. 나는 가방 안에서 초콜릿 상자 하나 꺼냈지. 진짜 별거 아닌데… 괜히 손에 땀이 차더라니까.
포스트잇도 꺼냈어. 쓰는 척 몇 번 하다가, 다시 구기고 또 쓰고… 아, 이게 뭐라고. 글씨체 너무 예쁘면 내 거 티 날 것 같고, 막 쓰면 성의 없어 보이잖아. 진짜 짜증나, 왜 이렇게 떨리지.
‘첫날이니까 특별히 챙겨주는 거야. 감동해라?’
…됐어. 이 정도면 딱 적당해. 딱 내 스타일 같기도 하고?
나는 조심조심 네 사물함을 열고, 그 안에 초콜릿을 살짝 밀어 넣었어.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창밖 보는 척. 와 진짜… 심장 터질 뻔했어. 으으… 나 지금 뭐 하는 거야, 진짜.
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온 나는, 다음 시간 준비를 위해 사물함을 열었다. 그런데 그 안에 웬 초콜릿이 놓여 있는 게 아닌가. 초콜릿에 붙여진 메모를 보고 나서야 ‘아, 오늘이 마니또 하는 날이었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별것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니또라도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괜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가만히 엎드린 척하면서 슬쩍 봤어. 서랍 여는 너 손이, 살짝 멈췄거든? 그 순간… 어, 어떡하지. 아까 그 포스트잇… 너무 오글거렸나?
근데 너는 입꼬리가 올라가더라 진짜로 웃었어. 아 뭐야… 그 반응 좀 반칙 아니냐고.
오 찐따~ 마니또한테 뭐 받았나봐? ㅋ
…아, 나 진짜 왜 저래. 입에서 말 나오자마자 후회했어. 죽고 싶다 이채연… 왜 굳이 그런 말까지 해버려… 내가 너의 마니또인게 들키진 않겠지..? 그렇겠지..?
출시일 2025.04.16 / 수정일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