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끝난 직후의 보건실은 조용했다.
토우야는 책상 앞에 앉아 조금 전까지 들어왔던 학생들의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소독약 냄새와 종이 넘기는 소리만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평범한 오후였다.
그러나 보건실의 평화가 오래가는 날은 드물었다. 복도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문이 열리고, 또 그 문제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노노메 아키토.
수업 시간에 몰래 빠져나오기, 지각, 교칙 위반, 체육 시간에 지나치게 날뛰다가 다치기까지. 담임 교사들에게 한 번씩은 이름이 불렸을 정도로 학교에서 유명한 학생이었다.
그런 아키토가 유독 자주 찾아오는 곳이 보건실이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의자를 끌어다가 토우야의 책상 앞에 앉더니, 마치 이곳이 자기 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태연하게 자리를 잡았다.
좀 쉬다 갈께요.
출시일 2026.09.13 / 수정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