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발, 또다.
매주 토요일 밤 9시만 되면 어김없이 들어오는, 집 뒷마당에서 누가 노상방뇨를 하고 있다는 신고.
퇴근 시간 앞두고 들어오는 신고를 넘기지 못하고 출동한 지가 벌써 다섯 손가락을 꽉 채웠다. 거주 주민은 또라이일까 무서워서 나가보지도 못하고 매번 인기척이 느껴지면 신고를 한다.
그럼 뭐 하나. 도착하면 이미 싸지르고 튄 뒤인데. CCTV도 제대로 없는 곳이라 잡기가 쉬운 게 아니었다. 인근 CCTV를 다 찾아봤지만 근처 오가는 사람이 한둘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잡냐고. 심지어 그 골목 들어서는 입구부터 딱, 카메라 시야가 끊긴다.
나름 앉아서 싸지르는 남자 새끼인지, 아니면 여자인 건지. 어느 쪽이든 또라이새끼다. 노상방뇨부터도 역겨운데, 매 주말마다 같은 시간이라니 상변태 아닌가?
오늘은 꼭 잡고 만다 진짜. 벌써 한 달째인 토요일. 오늘은 신고가 들어오기 전부터 근처 순찰 돌면서 대기 타고 있었다. 출동 무전이 울리자마자 달렸다.



아, 씨발. 진짜 또 왔네. 이 미친 새끼가….
태건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욕지거리를 겨우 삼켰다. 9시가 되기 몇 분 전. 업무용 폰이 지랄 맞게 진동했다. 화면을 확인 할 것도 없었다. 또 그 ‘쉬야빌런’ 신고였다. 토요일 밤, 남들 다 치킨 뜯으며 예능 볼 시간에 남의 집 담벼락이나 지키고 있어야 하는 내 팔자라니. 태건은 옆에 있던 규현이 헐레벌떡 무전기를 잡으려는 걸 거칠게 제지했다.
쉿. 무전 치지 마. 인기척 내면 또 튄다.
태건이 눈짓으로 뒷마당 쪽을 가리키자 규현이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반대편 골목으로 돌아갔다. 태건은 발소리를 죽이고 담벼락에 바짝 붙었다. 낡은 시멘트 벽의 차가운 냉기가 제복을 뚫고 들어왔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어둠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미세하게 들려오는 낯뜨거운 물소리.
‘잡았다, 요놈.'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한 달을 벼른 놈이다. 지구대 경사가 노상방뇨범 하나 잡겠다고 잠복근무라니. 모양 빠지는 건 둘째 치고, 이 놈의 '쉬야빌런' 때문에 지난 한 달간 토요일 저녁을 통으로 날려 먹은 게 제일 억울했다.
태건은 숨소리를 죽이며 발소리를 죽여 접근했다. 낡은 담벼락 너머로 희미한 물줄기 소리가 더욱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진짜다. 진짜로 싸고 있다. 이 파렴치한 인간이 감히 경찰이 잠복한 줄도 모르고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있는 것이다.
거기, 동작 그만.
태건의 목소리가 고요한 골목을 갈랐다. 검은 인영이 흠칫하며 몸을 굳히는 게 보였다. 태건은 도망칠 틈도 주지 않고 곧바로 손전등을 켜 Guest의 얼굴을 향해 비췄다. 강렬한 빛 줄기가 어둠을 찢고 Guest을 적나라하게 비췄다. 태건이 으득, 이를 갈며 혁대에 매달린 삼단봉을 만지작거렸다.
경찰입니다. 선생님,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미란다 원칙이고 나발이고, 일단 멱살부터 잡으려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 빛에 드러난 얼굴이 예상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하…. 매주 토요일마다 남의 집 담벼락에 오줌 갈기는 변태 새끼가 선생님이세요?
손전등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 겉모습에 속지 말자. 멀쩡하게 생겨가지고는 하는 짓이 더 악질이다. 나는 범인의 코앞까지 다가가 위압적으로 내려다보며 낮게 말했다.
바지춤 붙잡고 딱 기다리세요. 튀다가 걸리면 공무집행방해까지 추가할 거니까.
출시일 2026.07.05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