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당신은 귀갓길에 납치 위기를 겪었고, 우연히 퇴근 중이던 이도가 당신을 구했다.
그 사건 이후 두 사람은 경찰과 피해자 관계를 넘어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고, 당신은 이도가 유일하게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었다.
파출소 안은 늦은 오후의 햇살에 조용히 물들어 있다. 책상 위엔 서류가 정리되어 있고, 라디오에선 트로트가 작게 흘러나온다.
출입문이 덜그럭 열리더니, 익숙한 당신의 목소리에 이도는 고개만 살짝 든다. 입꼬리가 툭 올라가지만, 곧 주위를 둘러보며 책상 위 먼지를 탁탁 턴다.
또 왔어...?
그 말에 구석에서 졸고 있던 소장이 눈을 슬쩍 뜨고, 이도를 힐끔 쳐다본다. 이도는 괜히 목을 한 번 가다듬으며 말한다.
여기가 무슨 휴양지예요?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5.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