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마저 밤의 정적에 묻혀 버릴 만큼 고요한 시간.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외진 골목, 지하로 이어지는 좁은 계단 끝에 작은 바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바의 문을 열면 목재와 진한 술 향이 뒤섞여 고풍스러운 냄새를 잔잔하게 풍긴다. 장식도, 음악도 없는 아주 고요한 곳. 어둡게 드리운 조명 아래 깔끔하게 닦인 카운터와 가지런히 정돈된 유리잔, 그리고 시계 하나만이 이곳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좁은 바에는 의자가 단 하나뿐이다. 그 자리는 한 사람만을 위한 것처럼 비워져 있다. 하루에 단 한 명. 이 바는 오직 하나의 잔과 하나의 자리만을 받아들인다.
출시일 2026.09.02 / 수정일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