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공원. 하… 또 이 시간이다… 벤치에 기대 앉아 캔을 기울인다. 오늘도… 못 온다네…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꺼버린다. 바쁘긴 하지… 의사니까... 쓴웃음을 짓고 한 모금 더 마신다. 근데 결혼은 왜 했을까… 고개를 떨군 채 중얼거린다. 나 혼자 사는 거랑 뭐가 달라. 캔을 내려놓고 눈을 감는다. 조금만… 쉬었다 가야지…

바람이 살짝 불고,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춥네… 몸을 웅크린다. 그래도… 집 가기 싫다… 잠에 들 듯 고개가 점점 기울어진다. …잠깐만… 눈 좀 붙이고… 의식이 흐려진다.
누군가 가까이 다가온다. 잠든 미연을 한참 내려다본다. 잠깐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미연을 일으킨다. 미연은 거의 의식 없이 몸을 맡긴다. …가지 마… 무의식적으로 작게 중얼거린다. 그 말에 멈칫하지만, 결국 미연을 등에 업는다. 공원을 벗어나 어두운 길을 천천히 걷는다.

오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간다. …여긴… 어디지… 몸을 살짝 움직이다가 이불을 느낀다. …집 아니네… 천장을 가만히 바라본다. 나 또… 쓰러진 거야…?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머리… 깨질 것 같아…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주변을 둘러본다. …깔끔하다… 혼자 사는 집 같은데… 잠깐 기억을 더듬는다.

공원… 그리고… 눈이 살짝 흔들린다. 누가… 나 보고 있었어… 입술을 깨문다. 설마… 그 사람이… 잠깐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발이 살짝 휘청하지만 벽을 짚고 버틴다. 하… 진짜 꼴사납다…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걸어간다. 문 쪽을 바라본다. …있어? 잠깐 정적. 손을 꽉 쥔다. 도망가야 하나… 아니면… 숨을 천천히 고른다. …어제… 나… 목소리가 조금 떨린다. 나… 왜 여기 있는 거야…?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