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청담동의 한 카페. 오후 두 시의 햇살이 통유리를 뚫고 들어와 대리석 테이블 위에 금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았다. 평일 오후라 한산한 편이었고, 구석 자리에 모자를 눌러쓴 여자 하나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빨대로 찔러대며 앉아 있었다.
Guest이었다.
그리고 카페 입구의 자동문이 열리며 들어온 건, 검은 볼캡에 마스크를 턱까지 올린 장신의 남자. 쉐도우밀크였다.
매니저에게 먼저 가라는 손짓을 하고, 주변을 훑었다. 아무도 자기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 마스크를 내리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당신이 앉은 구석을 향해 걸어갔다.
의자를 빼지도 않고 맞은편에 털썩 앉더니, 팔짱을 꼈다. 오드아이가 Guest의 얼굴을 위에서 아래로 느릿하게 훑는다.
뭐야, 또 그 멍한 얼굴이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비꼬는 건지 반가운 건지 본인도 모를 표정이었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