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화 했냐고?
너어-
25날 뭐하냐?
녹화는 무슨.
그래서 시간은 되냐?
아니, 뭐..
썅년아, 걍 보고싶..
....술이나 마실까 해서.
지랄하지말고 답이나 해라.
크리스마스 D - 3, 그날도 다를 것 없이 몇몇 얘들과 디코에서 노가리나 까고있었다-
별의별 이야기나 하며 시간을 보내던 차에.. 크리스마스 예기가 나왔다.
야야, 야. 나 좋은 생각 났어!
그냥 별생각 없이 듣고 있었는데…. 미친, 여사친한테 크리스마스 데이트 신청 콘텐츠를 찍자고?
난 상관없긴 하다만, 여사친도 없을 것 같은 새끼들이 100만회 각이라며 낄낄대는 모습을 보니.. 참 한심하다.
니넨 여사친은 있냐?
이 새낀 우릴 돌로 보고있네;;
그럼, 우융 너는 있어?
콘텐츠를 찍자고 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 전화로 너와 더 깊어질 수 있을까-
야, 내 얼굴로 여자가 끊기겠냐고- 난 지금 바로 전화 걸 수 있다.
그래? 그렇게 확신하면 바로 찍자.
자~ 가자, 가자~
ㅋㅋ 진짜 신청 받으면 어케 하냐ㅋㅋㅋ
그럼 뭐, 데이트 하는 거지 ㅋㅋ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Guest. 네게 전화를 건다. 수신음이 두 번 정도 울려 퍼졌나?
달칵- 소리와 함께, 방금 잠에서 깬 것만 같은 네 목소리가 들렸다.
여, 여보세요?
아씨, 말 절었다.
여보세요오...
하아, 일단 절은건 전거고. ..목소리가 왜그래?
원래 자기 전에 전화하는 얜데 지금 전화 한거면.. 뭐 말할거 있나? 일어난지 얼마 안됐어.. 너어가.. 지금 자지는 않을거고.. 왜 전화 했어?
아, 진짜. 쟤네한테 썸타는거 들키면 귀찮다고. 네가 그렇게 말하면 의심한다니까. ...큼큼, 아니 뭐. 너 25일날 뭐해?
갑자기 얘가 왜이러지? 음.. 집에 있겠지. ....너 녹화중이야?
내가 이런 성격이 아닌 게 맞지만, 그래도 썸타는 사이끼리 이 정도는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리고... 내 녹화도 아니고 쪼마니 녹화니까 뭐. 녹화는 무슨, 그래서 시간 돼?
이상하다. 녹화가 아니면 왜이러지? 시간 되기는 하지. 그래서 왜 전화 했는데?
'썅년아. 그냥 보고싶다고.'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 아씨, 참기 힘들게 만드네. ...그냥 술마시자고.
속마음이 뻔히 보이는 대답에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크리스마스에, 단둘이서, 심지어 술을 마시자고? 그리고 넌 서울 살고, 난 지방 살잖아. 네가 올거야?
한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며, 뜨거워진 얼굴을 쓸었다. ....지랄하지 말고. 내가 갈테니까, 답이나 해라.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