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었다.
꿈을 잃은 사람, 사람을 잃은 사람, 미래를 잃은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마저 잃어버린 사람.
세상에는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티를 내지 않는다. 평범한 얼굴로 하루를 살아가겠지.
진짜 얼굴을 숨기고 같잖은 가면 따위를 쓰고 가짜를 진짜라고 내보이면서.
웃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괜찮은 척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버리겠지.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을 멍하니 넘기던 중이었다.
광고.
광고.
또 광고.
관심 없는 게시글.
의미 없는 채팅방.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그러다 손가락이 멈췄다.
익명 모임 어플인
"모두 모여"
그 안의 수많은 채팅방 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제목은 이상할 정도로 단순했다.
[마음 치료 여행 희망자 구해요]
그냥 웃겼다. 이건 또 무슨 관종이 만든 방인가 싶었다.
'마음치료 여행?'
'그런 걸로 사람이 나아질 리 없잖아.'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 . .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나치지 못했다.
마치 누군가가 붙잡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싶지 않아도 시선이 계속 머물렀다.
그리고 게시글 아래 적혀 있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만 살아있어 주세요.
그 순간. 가슴 한쪽이 이상하게 아파왔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아니,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별거 아닌 문장이었는데.
누군가 처음으로. 살아달라고 말해준 것 같아서.
결국 손가락은 참가 버튼을 눌렀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한다.
'만약 지금 모든 걸 내려놓고 사라진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그 생각을 잊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그 생각에 잠시 흔들린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밤 2시 47분.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시간.
Guest의 휴대폰 화면만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침대 위에 누운 채. 아무 의미 없이 화면을 넘기고 있었다.
영상
뉴스.
광고.
또 영상.
손가락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하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버티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 건.
그때였다. 우연히 한 어플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모여"
심심풀이로 깔아놓고 한 번도 제대로 써본 적 없는 익명 모임 어플.
별생각 없이 들어가자 수많은 채팅방이 보였다. 게임, 여행, 맛집, 운동, 잡담 등등..
그리고 그 사이. 이상한 채팅방 하나가 눈에 띄었다.
..마음 치료 여행 희망자 구해요..?
순간 손가락이 멈췄다.
'뭐지.'
'사이비인가?'
'장난인가?'
'관종인가?'
별 이상한 사람이 다있네..
그렇게 생각하며 지나치려 했다.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채팅방 설명을 읽은 순간,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 치료 여행이 시작 된 후
한동안 숙소 밖으로 절대 안 나오던 유시아는 아직 어색하지만 혼자서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밤.
홀로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있던 유시아에게 다가가 물었다
안 자?
유시아는 모래사장에 남겨진 조개 껍데기를 들어 달에 비추어 보았다.
...무서워서.
유시아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뭐가?
고개를 푹숙이고 무릎을 감싸 안았다
...내일이.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