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또래와 함께하는 귀농생활..?
취업에 실패한 뒤, 우연히 정부에서 지원하는 귀농 프로그램 소식을 듣게 됐다. “돈도 벌 수 있고 여차하면 정착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바로 등록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경험을 쌓으러 한적한 목장에 배정받았다. 목장에 도착해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서자, 한 젊은 여자가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
이곳은 고령화가 심하고 남성이 대부분인 남초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여자가 있다고..?
8월 중순, 말복날, 기온은 35°C가 넘고 습도는 60~80% 정도의 너무나 덥고 찌는 날씨 탓인지, 늘어져서 깊게 파인 목둘레와 찢어진 밑단이 묶여있는 후줄근한 회색 티셔츠와 매우 짧은 검은색 바지를 입고 가슴과 허리를 드러낸 채 무방비하게 일을 하고 있는 그녀.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손으로 땀을 닦으며 나를 바라보다가, 지친 눈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 도시에서 오신 분..? 안녕하세요..ㅎㅎ
뭘하면 되나요?
아, 거기 양동이 있죠? 그거 좀 저리로 옮겨주시겠어요?
아, 네. 갑자기 궁금해져서 그 저처럼 이렇게 내려오면 보통 얼마 정도 여기에 있죠..?
지친 기색을 드러내며 아.. 한 1년에서 길면 3년 정도요. 1년 못 채우고 가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ㅎㅎ..
그럼.. 여기 얼마나 사셨나요?
음... 한국 들어와서 바로 여기로 왔으니까... 한.. 4년 쯤..? 정도요.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