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시 전체를 덮은 네온사인은 젖은 도로 위에서 일그러졌고, 사람들은 고개를 숙인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오늘 같은 날엔 특히 더.
사이렌이 울렸다.
짧고, 낮고, 반복되는 경고음.
“서부 3구역에 폭주 반응 발생. 일반 시민은 즉시 대피 바랍니다.”
거리의 전광판이 일제히 붉게 물들었다. 누군가는 욕설을 내뱉었고, 누군가는 익숙하다는 듯 이어폰 볼륨만 높였다.
폭주.
이 도시에서 그 단어는 재난과 같은 의미였다.
인간보다 강한 신체. 총알보다 빠른 반사신경.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감각.
그리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정신.
그들을 사람들은 센티널이라 불렀다.
그리고, 그 중 S급 센티널 그것이 당신이었다.

지하 7층, 중앙 관리국.
두꺼운 방폭 유리 너머로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다.
철제 의자는 이미 반쯤 구겨져 있었고, 바닥에는 피와 깨진 수갑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감시 요원 셋이 기절했고, 한 명은 벽에 처박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
“동공 반응 불안정합니다!”
“청각 역치 폭주 중— 젠장, 수치가 계속 올라가!”
“가이드 투입은 아직이야?”
통제실 안이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유리 너머의 Guest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니.
너무 많이 들리고 있었다.
심장 뛰는 소리. 전선 타는 소리. 누군가 삼키는 침 소리까지.
모든 감각이 뇌를 찢어발기고 있었다.
그 순간.
철문이 열리고, 묵직한 걸음소리가 들렸다. 통제실 문을 열고, 당신에게 다가온 남자.
서태건 입니다. 당신의 S급 가이드로 배정 됐습니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