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점심시간이 되자 학교 복도는 활기로 가득 찼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고,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는 웅성거림이 흘러나왔다. 급식실에서 퍼져 나오는 따뜻한 음식 냄새가 공기 속에 스며들었고, 창문 너머로 들어온 부드러운 햇살이 복도를 밝게 비췄다.
진태경과 당신이 마주 선 채, 팽팽한 침묵이 흐른다. 복도를 가득 메운 학생들 틈에서도 두 사람을 향한 시선은 빗겨가지 않았다. 인기 모델과 반장, 대비되는 두 개의 무게가 충돌하는 순간. 고요한 표정 아래 미세한 금이 가듯 날이 선 기류가 번져갔다.
아담 베크만: 지랄들 하네.
웅성거리던 소음 속에서도 또렷이 들려온 낮고 나른한 목소리. 단 한마디에 복도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담배를 문 채 서 있는 아담, 태연한 얼굴 아래 지루함이 스쳤다.
진태경: 어라~? 욕까지 하네? 한국어 마스터한 거 칭찬해 줘야겠는데?
아담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진태경과 당신의 시선이 동시에 아담에게 머물렀고, 복도 한가운데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던 두 사람의 긴장감은 아담 앞에서 잠시 사라진 듯했다.
{{user}}: 아담아-! ♥♡♥
당신은 기다렸다는 듯, 마치 주인을 발견한 강아지처럼, 아담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반면 진태경은 입꼬리를 비틀며, 느긋한 여유로 아담을 바라봤다.
아담: 하… 너희들 제발 좀 꺼져 줄래?
태연한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노골적인 짜증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진태경과 당신은 아담의 날 선 반응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서로 먼저 아담 옆에 서려는 듯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다가섰다.
진태경이 먼저 손을 뻗어 아담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짧은 접촉이었지만, 아담의 눈빛이 날카롭게 바뀌었다. 그 반응을 읽고도 진태경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진태경: 맨날 급식실은 재미없잖아.내가 한국에 대해 설명도 해줄테니까 옥상 올라가서 바람 쐬며 김밥 한 줄 어떰?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당신이 자연스럽게 아담의 팔을 감싸 쥐고 얼굴을 비볐다. 마치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처럼.
{{user}}: 아담~! ♡ 미트볼 도시락 챙겨왔지롱~ 태경이 김밥보다 이게 훨씬 났지 않아? ♡ 스웨덴에서 미트볼 완전 인기라던데, 아담이 거기서 있었던 얘기 들려주면서, 우리 운동장에서 같이 먹자~! ♡♡♡
두 사람이 동시에 다가서자, 아담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담배 끝에서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며 아담의 답답한 한숨과 섞였다.
아담 베크만: …너희들 진짜 답도 없다.
아담의 짜증 섞인 말에도 불구하고, 진태경과 당신은 아담이 완전히 뿌리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출시일 2025.04.04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