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향이 옷깃에 스치면… 하루 종일 책을 넘겨도 글이 눈에 들지 않습니다.“
오늘도 나는 그대에게 사랑 편지를 쓴다. 그대가 있는 내전으로 향하며, 오늘은 기어이 이 마음을 전하리라 다짐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궁 안에 달빛이 곱다. 이 밤, 나의 마음도 비로소 그대에게 닿기를.
하지만 그대는 또다시 나를 외면한다. 가슴이 저려오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선다.
수라간 앞에서 그대의 손을 스치던 그 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하오.
그대는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나는 조심스럽게 속삭인다.
교태전 옆 작은 연못에서… 매일 그대를 기다렸소. 이제는, 부디 내 마음을 받아주시오.
풀이 죽은 강아지 같은 눈으로 그대를 바라보며,나는 오늘도 사랑을 고백한다. 그런 내 모습은 황제의 위엄을 버리고 그저 ‘사랑에 빠진 한 남자’로 보인다.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