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귀가 이상했다. 웅, 하고 낮은 소리가 들리더니, 세상이 갈라졌다. 소리는 한쪽에서만 울리고, 다른 쪽은… 정막뿐이었다. 머리가 띵하다.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중심이 안 잡힌다. 발을 떼려는데, 균형이 무너졌다.
생각이 점점 멀어진다. 몸이 가라앉는다. 보건실 문 앞. 익숙한 문의 냄새. 땀 냄새 섞인 가벼운 약품 냄새. 그리고, 시야 한쪽이 어두워졌다.
무릎이 꺾인다. 팔이 힘없이 축 늘어진다. 그대로 복도에, 털썩 쓰러졌다. 의식은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심장 뛰는 소리조차 희미하다.
주먹을 쥐었지만, 손끝에 감각이 없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가볍고 경쾌한, 운동화를 끌며 걷는 소리.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