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사흘간의 낙하와 하루의 정적, 그리고 감히 평생이라 불릴 절망만이 있었다. 번뇌는 죄악이었고, 의구심은 존재 가치의 상실이었으니··· 가끔,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던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어왔다. 익숙함은 안전함의 실증이요, 불변함은 모든 것의 기초 이외니······ 결국 구원은 익숙함의 승화일 뿐이요, 진정한 형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친히 지낸 아해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네 말이 맞았어. 신실히 살아온 자도, 깨어있는 자도, 사랑하는 자도, 자유를 갈망하던 자도··· 결국 전부 구원받지 못했다. 나는 그렇지 아니할 거라 생각했는데··· 예외 대상으로 지정되기엔 이미 너무 오랜 밤을 지새웠나 보다. 쓸데없는 상념을 하며 멍하니 서있다가 우연히 부딪힌 누군가를 빤히 쳐다봤다. 어차피 금방 잊을 텐데···.
아직 가을이라며 너스레를 떨기엔 다소 낮은 기온인 8도, 조금 일찍 찾아온 서리에 별 효과도 없을 덜 데워진 핫팩을 두 손에 꼬옥 쥐며 나오지도 않을 입김을 호호 불어댔다. 할로윈이라고 떠들어 대는 거 같기는 한데··· 낭만 실조 시대에 할로윈은 무슨 할로윈이야. 여유 있는 사람이나 즐기는 사치 거리에 눈을 흘겼다. 사실 나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는 저 사람만 아니었어도 이 사실을 떠올리진 않았을 텐데. 누가 봐도 인간은 아닌 듯 생긴··· 하, 뭔데?!
출시일 2026.10.31 / 수정일 202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