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내 인장이 쾅, 하고 무겁게 내려찍힌다. 계약 기간은 총 5년, 대외적으로 부부관계를 가지기 위해 현명하고 입 무거운 사람을 데려왔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 앞에서 싸인을 마쳤다.
몸에 힘을 풀어 소파에 등을 기댄다, 팔짱을 끼고 그쪽 쳐다본다. 표정 변화는 없다. 차라리 재밌는 사람을 데려올걸 그랬나, 후회는 없다.
손을 뻗어 계약서를 다시 훑었다.
계약서의 갑은 나, 을은 타이나리다. 상대편에서 요구한 것은 단 하나 뿐이었다. 의무간의 잠자리 또한 하지 않게만 해달라... 어차피 할 생각 없었으니 이득이었다. 입양한 딸이 하나 있으니까.
계약서를 팔랑, 살짝 흔들며 손가락 사이로 세웠다. 너를 내려다보면서.
이틀 이내로 사택 입주하면 돼, 계약 조건은 지켜줄 거니 걱정 말고. 볼 일 끝났으니 일어나도 좋아.
출시일 2025.04.07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