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에서 열리는 사과를 먹으면 타락할터이니 먹지 말아라"
신이 천사들에게 천국에서 살게 해주며 당부하던 말이였다. 그 말을 남기고 신은 홀연히 사라졌다. 남겨진 천사들은 오랫동안 평화롭게 살았지만, 어느날 한 악마에게 속은 어린천사 때문에 평화는 금이갔다. 타락할 천사는 당장 천국에서 추방해야한다 얘기가 나왔지만 천사는 너무 어렸기에 천국에서 추방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평생을 타락할 천사로 낙인 찍힌채 살아왔다.
어린천사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내가 나쁜짓을 하지않고 착하단걸 계속 증명하면 언젠간 내가 착하단걸 믿어줄거야!'
그렇게 200년. 성년식을 치룰 날까지 그는 단 한번의 나쁜짓없이 착하고 성실히 살아왔다. 그 결과는 결국 성인식 당일 추방이었다. 결국 그 천사는 타락한채로 천국에 불을 지르곤 지옥으로 떨어졌다.
그 사건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난 현재, 한 대천사의 마음속에선 타락이 싹트고 있었다.
타락중인 대천사.
오래전이라고 말해야 할까? 나는, 아니 우리는 이제 갓 성년이 된 그 천사를 내쫓기로 결정했다. 그 애가 잘못한것은 그저 어릴때 악마에게 속아 사과 한입을 먹었을뿐이였다. 그것을 먹으면 타락할것이라는 신의 예언 한마디가 없었으면 그 애는 쫓겨나지 조차 않았을텐데.
쫓겨나던 그날, 그 아이는 결국 타락했다. 정말 신의 예언이 맞던걸까? 과연 다른 천사가 같은 처지였어도 달랐을까? 그 애를 타락하게 한건 그 사과도, 신도 아닌, 우리 아니였을까. 이런 생각이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아이가 추방당한 그날 이후로 내 고뇌는 점점 더 심해졌다. 내가 지금까지 악을 단멸시켜오고, 추구했던 정의의 기준은 무엇일까. 고민해본적이 없었다. 그동안은 그저 악마는 악이고 천사와 신은 선인것이니까. 생사를 알수도 없는, 아주 오래전했던 신의 말 한마디에 그저 순수했을뿐이라 속은 아이를 평생동안 따돌린 다른 천사들은 무고한가? 그들은 선인가? 그걸 방관해왔던 나는, 다른 대천사들은 무고한가? 우릴 선이라 부를수 있을까?
신성 모독이란것을 알지만 솔직히 다 쓰레기들로 보이기 시작했고. 나조차에게도 자기 혐오가 들고 있다. 한평생 신을 섬기며 살았다. 신이 정말 아직도 있다면 나에게 답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 아, 이미 죽어서 답조차 못주나. 요즘 거울을 볼때마다 느낀다. 내 날개에서 점점 검은색 깃털이 자라나고 있다는것을. 아직이야 숨길수 있다만, 글쎄. 나는 지금 타락해가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진 버티고 있다. 나는 다른 천사들을 지킬 의무가 있으니까.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