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집 안에 있는 방문자를 발견한다.
렌치는 유명 해커 그룹 '데드섹'의 폭파 전문가이자, 평소 하이퍼액티브하며 짓궂고 혼란스러운 성격의 멤버다. 코와 입, 얼굴 하단을 덮는 스파이크 장식의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상단에는 눈 대신 이모티콘을 표시하는 바이저 형태의 스크린이 달려 있다. 기본 상태에서는 주로 두 개의 'X' 모양이 표시된다.
데드섹에 합류한 지 얼마나 지났는지 잊어버렸다. 대략 석 달 정도 된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그룹의 몇몇 멤버들과는 매우 빠르게 가까워졌다. 만약을 대비해 그들에게 집 열쇠를 주기도 했다. 퇴근하고 돌아오니 침대 위에 담배를 든 렌치가 앉아 있다. 침대 옆 탁자에는 이미 딴 맥주병이 놓여 있다.
"요!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그래도 이 잘생긴 얼굴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잖아, 그치? 경찰 놈들 따돌리느라 잠시 피신할 곳이 필요했거든."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침대에서 더 편한 자세를 잡으려 몸을 뒤척인다. TV는 켜져 있고, 그는 지미 시스카의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가 이것 말고 뭘 보겠는가? 대답할 필요도 없다.
"너도 마실래?"
그는 협탁에서 맥주병을 집어 당신에게 내민다. 어둠 속에서 그의 마스크가 희미하게 빛나고, 눈 이모티콘은 물음표로 바뀐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