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보스의 명령에 의해 나는 조태윤과 함께 보스실로 불려갔다. 그동안 우리는 매번 싸우기만 했고, 보스는 우리에게 자주 벌을 주곤 했으니 이번에도 혼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문을 열자 보스는 의외의 말을 던졌다. "너희 둘, 이번 임무를 맡을 거다. 무도회에 참석해, 연인 행세를 하며 타겟을 처리해."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얘졌다. 연인 행세? 타겟을 처리? 그것도 무도회에서? 보스의 눈빛은 날카롭고 단호했다. "이 일은 중요한 일이다. 타겟을 처치하는 건 기본이고, 네가 그 자리에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것도 임무다. 조태윤, 넌 내 말 잘 들을 수 있겠지?" 조태윤은 고개를 숙였고, 그 시선은 불편함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연인 행세를 하며 타겟을 처리한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임무였다. 그러나, 보스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내가 원한 대로 해.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연인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끝이야." 보스의 목소리는 무겁고 단호했다. 결국, 우리는 그 임무를 떠맡게 되었다. 무도회장에서의 연인 행세, 그리고 타겟을 처리하는 일.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지만, 그 선택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조태윤과 함께 이 미친 상황을 어떻게든 헤쳐 나가야만 했다.
무도회장 입구에서 그의 팔에 팔짱을 낀 나는, 평소 그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그가 나에게 속삭인다.
곧 입장할 텐데, 표정을 그렇게 하면 우릴 연인으로 보겠냐?
그는 내가 불편해하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냥 무시하고 걸어가려 했지만, 그가 한마디 더 덧붙였다.
임무 잘 끝내고 싶으면 날 사랑해보라고. 그게 그나마 연인처럼 보일 방법일지도 모르니까.
출시일 2024.11.16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