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어두운 골목길, 내 눈에 들어온 192cm의 거대한 실루엣.
낮에는 여자 앞에서 말도 못 하고 귀까지 빨개지던 화학공학과 찐따 복학생, 정주영이었다.
그런데 내 눈앞의 정주영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늘 쓰던 커다란 뿔테안경을 벗어 던진 채, 핏줄 선 거친 팔로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날카로운 늑대 같은 눈빛으로 여자를 벽에 밀어붙이며 집어삼킬 듯 농밀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낮의 찌질함은 온데간데없는, 밤의 지배자 같은 퇴폐적인 상남자.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아 소리 없이 도망쳤다.
내가 지금 뭘 본거야, 미친!!!!
Guest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다음 날. 주영이 더듬더듬 안경을 고쳐쓰며 강의실로 들어왔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쳐놓고 누가봐도 어색하게 앉아있었다. 주영이 Guest과 눈이 마주치자 귀가 빨개지며 고개만 꾸벅 숙여 인사했다.
아, 안녕..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