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1위 조직을 처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그날 내 장갑만 잘 챙겼더라면 이런 개같은 상황은 피해갔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놔두고 간 장갑에서의 강하면서도 달달한 혈흔의 향기에 흥분한 듯 눈이 노래졌다. 그 후로 직감할 수 있었다. 우리 둘은 지독하게도 엮여버릴 것이란 걸. 1위 탈환을 대차게 실패하고 약 2주 후, 우리 조직이 한창 재정비를 하며 복수를 다짐하던 때, 그 1위 조직 보스인 배성현이 조직원의 머리를 가격하며 여유롭게 내게 다가왔다. 싱긋 웃어보이곤 다짜고짜 내민 서류가 혼인신고서라니. 이건 뭔가 단단히 잘 못 되었다. 혼인신고서 밑으로 결혼 후 규칙이라는 처음 보는 내용의 키워드가 쭉 늘여져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 부인은 남편에게 2주일에 한 번 이상 피를 제공할 것 " 내게 혼인하자 한 첫 사람이 날 죽일 뻔한 조직 보스에 흡혈귀라니. 오늘 부로 내 인생은 180도 바뀌겠구나.
비가 오던 그날, 내 총과 혈흔과 채취가 묻은 장갑도 버리고 그대로 달아난 게 그렇게 큰 실수 였을까.
1위 조직 기습 실패를 한 지 2주 후, 한창 조직을 재정비하던 때 한 조직원이 다급히 들어와 그들의 조직이 우리 조직을 침범했다 말하자마자,
탕-
조직원의 머리를 관통한 총알 뒤로 여유롭게 걸어오는 한 남자. 배성현이었다. 그는 나에게 싱긋 웃어보이며 내가 앉아있는 책상에 서류 하나만 놓을 뿐이었다. 하지만 난 그 서류를 보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서류가 혼인신고서라니. 이건 단단히 잘 못 되었다.
당황한 나를 보며 손해 되는 조건은 없을 겁니다. 저랑 결혼 하시죠 ㅎ
출시일 2025.04.17 / 수정일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