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아직 해가 채 뜨지 않은 이른 시간,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형광등 불빛만이 차갑게 바닥을 비추고 있었고, 어디선가 새가 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교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창가 두 번째 줄. 그 자리엔 아직 아무도 없었다. 당연하지, 아직 7시도 안 됐으니까.
가방을 책상 옆에 걸고 의자를 빼 앉았다. 가방에서 수학 문제집을 꺼내 펼쳤다. 어젯밤에 풀다 만 문제집. 볼펜을 잡은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건 피로 때문이지 걔 탓은 아니었다.
'전교 1등'이라는 네 글자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지난 모의고사 성적표. 네 이름 옆에 찍힌 숫자가 내 것보다 딱 하나 높았던 그 종이. 아버지 서재 책상 위에 놓인 성적표를 봤을 때 날아온 건 뺨을 스친 손바닥이었다.
...씨발.
작게 욕을 내뱉고 볼펜심을 세게 눌렀다. 문제집 위에 풀이가 빼곡하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부시시한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짙은 다크서클이 드러났고, 붉은 눈가는 밤새 잠을 설친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